출처=한국레저신문DB


[한국레저신문 오만상 칼럼리스트] 최근 골프장을 찾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대중화’라는 긍정적인 흐름과 함께, ‘매너 실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력 향상과 스코어 관리에만 몰두한 나머지, 골프 본연의 정신인 예절과 배려가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약 5천만 명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골프는 더 이상 ‘소수의 고급 스포츠’가 아닌 누구나 즐기는 레저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만큼 골프장에서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한 수도권 퍼블릭 골프장 관계자는 “페어웨이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거나, 슬로 플레이를 하며 뒷팀을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캐디에게 반말을 하거나 분실구를 찾기 위해 OB 구역까지 무단 진입하는 등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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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단순히 공을 잘 치는 스포츠가 아니다. 18홀 동안의 태도,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 자연을 아끼는 마음까지 모두 경기의 일부로 간주된다. 실제로 전 세계 주요 골프 대회에서는 “Rules of Golf(골프 규칙)” 외에도 “Etiquette(예절)”에 대한 지침이 별도로 강조된다.

미국 골프전문지 <Golf Digest>는 최근 기사에서 “스코어카드에는 숫자만 기록되지만, 골퍼의 진짜 가치는 동반자의 기억 속에 남는다”고 보도하며 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곧 ‘좋은 골퍼’란 스코어가 낮은 사람이 아닌, 함께 라운드를 돌고 싶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인식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잘 치는 사람보다 예의 바른 사람이 더 인상 깊다”, “자기 공만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플레이어와는 다시 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골프 동호인 10명 중 7명은 “동반자의 스코어보다 매너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응답했다. 이는 골프의 본질이 경쟁보다는 교류와 예절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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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레슨 전문가 김OO 프로는 “초보 골퍼일수록 스코어에 집착하게 되는데, 실력이 늘수록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매너는 실력이고, 매너 없는 플레이는 아무리 스코어가 좋아도 ‘하수’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부 골프장은 예약 시 ‘골프 매너 서약서’를 받거나, 심한 매너 위반 시 재입장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골프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품격만큼은 유지돼야 한다는 업계의 공감대 때문이다.

골프는 4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스포츠다. 잠깐의 좋은 샷보다, 끝까지 배려하고 존중하는 플레이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오늘도 골프장을 향하는 당신, 스코어보다 매너를 먼저 챙겨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