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왼쪽)와 이소미./출처=AFP연합뉴스
[한국레저신문 김구식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킨 임진희(27·제주)와 이소미(26·완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팀 대회’인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 달러)에서 손을 맞잡고 사상 첫 합작 우승을 거뒀다.
30일(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펼쳐진 최종 라운드에서 두 선수는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플러스한 8언더파 62타를 합작,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로 미국 조(렉시 톰프슨·메건 캉)와 공동 1위에 오른 뒤 연장 18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지난해 LPGA 투어 데뷔 이후 첫 정상 등극이라는 기록과 함께,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다우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둘은 “섬 출신 라이벌에서 환상의 팀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Born To be Island’(BTI)라는 팀명으로 주목받았다.
전반은 임진희가, 후반은 이소미가 주도적으로 활약하며, 서로의 강점을 보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장전에서도 임 코치의 버디 퍼트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신뢰와 집중력이 만들어낸 환상의 승리였다는 평가다.
이번 우승으로 임진희와 이소미는 한국 선수로는 50번째, 51번째 LPGA 투어 우승자가 됐으며, 한국 선수들의 LPGA 통산 우승 수는 217승으로 늘어났다. 두 선수는 각각 KLPGA 투어에서 6승(임진희), 5승(이소미)을 거둔 강자로, LPGA 데뷔 2년 차에 정상에 오르며 다시금 한국 선수들의 미국무대 진출 흐름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임진희는 “혼자라면 하지 못했을 우승이다. 우리는 최고의 팀이었다”고 말했다. 이소미도 “어제 풋팅이 흔들렸지만 임진희 코치님 믿고 침착하게 임했다”며 파트너 관계를 강조했다. 이소미는 또 “LPGA 진출을 꿈꾸던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이 우승이 좋은 자극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
임진희(왼쪽)와 이소미./출처=AFP연합뉴스
다우 챔피언십은 LPGA 투어에서 유일한 팀 대항전으로 포섬·포볼 방식 혼용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형식이다. 한국 선수 최초 우승은 이 방식의 전략성과 팀워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로 보인다.
또한, 우승 상금 80만 5,381달러(약 11억 원)는 임진희·이소미의 첫 LPGA 우승 상금을 떠나 한국 골프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다.
두 선수는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앞으로 풀시드 확보 및 메이저대회 출전 확대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소미는 “내년에도 이 대회에서 다시 임진희 코치와 함께 우승하고 싶다”고 밝히며 동반 기회를 이어가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
골프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우승은 단순 개인 성적을 넘어 KLPGA 선수들의 미국 진출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팀워크와 개인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으로 성공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임진희와 이소미의 합작 우승은 개인의 노력과 팀워크가 결합된 최고의 무대에서 이뤄진 성과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의 LPGA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띠고, K골프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